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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루타...만평.jpg 작성일 23-04-14 08:38
글쓴이 kjqvqu 조회수 647



버선도 신고 있군.." 그가 그녀의 겹겹의 비단허리띠를 풀어주며 개의치않고 대답했다.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군.속옷이 몇벌이지?" 진홍치마가 펄럭이며 떨어지고 흰비단속치마가 차례로 흘러내렸다.그가 등뒤에서 그녀의 단단히 죄어묶인 허환진의 끈을 풀어주자 그녀는 긴 한숨을 쉬었지만 예복정장에만 걸치는 풍성한 흰속바지가 드러난 걸 깨닫고 그녀는 소스라치며 냉큼 병풍뒤로 달아났다. "내일부턴 오전에 한림학사와 형률을 공부하거라." 그가 등불을 끄며 말했다. "네?무슨 이유로?" 배워두면 쓸데가 있을거다. "아녀자인 제가 형률을요?" "구휼청에 쳐들어가서 따지면서 소란을 일으키는것보다는 관청의 행정을 배우는게 나을거야." 그녀는 찍소리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저녁에 뭘 배웠는지 짐이 직접 확인할테다.꾀부리지마라." 그녀는 한숨을 쉬며 그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현아는?. "평안궁의 문안에 들어서던 그는 처소의 주인이 눈에 띄지않자 상궁에게 물었다. "매원에 가셨나이다.꽃이 피기 시작하니 시작을 하시겠다고.." "매원이라..혼자?" "황궁안에서도 혼자 나다니게하지말라고 했잖은가?" "혼자가 아니면 시작이 되질않는다고 하셔셔...." 그는 총총히 후원의 매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역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 말괄량이가 또 어디가서 무슨 말썽을 부리려고..? 긴 담곁에 늘어선 벚나무위에 무언가 진홍치맛자락이 펄럭이는 것이 눈에 띄였다. "현아

독수리 그림을 자주 그리는 사람이었다. 동물화는 독수리 그림을 좋아하였다. 자기 자신을 독수리처럼 생각한 것 같았다. 민지의 그림은 독수리와 갈매기가 함께 있어도 평화롭고

"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문을 나서며 타이르듯 말했다. 지존무상의 지위지만 지아비이기전에 오라버니고 가문의 가장이니 훈계하고 가르칠 권리가 있다고 우기는데 할 말이 없었다.어린 시절 젖먹이때부터 키워주었다고 아이취급하는데도 불만을 표시할 수 조차없었다. 한두번 수업을 빼먹고 반항했답시고 어린애처럼 꾀를 부리면 아이같이 벌을 받아야한다며 혼난이래 너그럽기만했던 그가 드물게 화를 내는게 은근 무섭기도 했다. "가마를 대령하기보다 후원까지 좀 걸을까?늦은 밤이긴하지만 시원하구나." "답답해서 걷는 편이 낫겠어요." 그가 그녀를 바짝 옆으로 끌어당겼다. "왜이리 우울해하지?" "상궁들은 황명이라며 하루종일 꽉 짜인 일정대로 법도에 맞춰 저를 닦달하고 학사들은 종일 수업을 재촉하고 황상께서는 황상대로 엄한 아비노릇에 짓궃은 오라버니행세까지하려드니 신첩은 종일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가 웃었다. "달구경하며 그네라도 밀어줘?" "상궁들이 잔소리할건데요." 그가 걸음을 멈추더니 따라오던 상궁들에게 손을 저어 물리쳤다. "그만 처소로 돌아가 쉬게." "측근내관과 시위병들만 후원입구까지 따라오게.짐의 유모에게 다과를 가져오라 이르게.짐이 칠석에 좋아하던 다과로. . " "밤에 후원에 달구경나오는 것도 오랜만이군요." "후원에는 매일 오지않느냐? "불공드리러 오는 거죠.아무리 궁이 넓어도 상궁들감시없이는 한걸음도 마음대로 못가요." "현아가 말썽을 많이 부렸잖아." "분향을 언제까지해야하죠?" "책봉하는 날까지. . 본래 황후가 해야하는 일이니. ." 음식냄새가 나더니 유모가 다가와 은쟁반을 내려놓고 차를 올렸다. "민간의 꽃떡이군요?" 그녀가 냄새를 맡더니 재빨리 덮개를 제쳤다. "아기씨 아니 마마가 칠석에 사가에서 좋아하셨던 거지요.꿀로 꽃잎을 재워 속을 채운. . 요즘 제철꽃이 한창입니다." "이리와 현아 그네를 밀어주마.어릴적부터 그네를 좋아하니. . 달도 밝구나." "이달말에 변경을 순시하는데 수업을 열심히하면 데려가마.유람을 좋아하잖느냐?" 그녀는 얼굴이 환해졌다. "동행을 허락하신다고요?" "그럼 궁에 남아 있을래? 상궁들과 학사들한테 들볶이면서?" "혼자남으면 또 산더미같은 과제를 주고 가시려고요?" "궁밖에 몰래 나가 사단날까봐 출궁을 금한거야.그때만해도 조정일에 관심이 없어 꾀를 많이 부렸잖아." "수업시작한지 열달이나 되가잖아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궁안팎으로 위험은 거의 없다.차기황후를 군사들에게도 선보이고 인정을 받을 생각이었다. "상궁들에게 들볶이며 궁안에 갇혀있는 것보다 낫잖아.지난번처런 소년학사나 대전시위로 따라가고 싶어?이젠 그건 안돼.대신 신분을 확실하게 해야해." "거의 일년만의 출궁이군요." "귀한 신분의 소저는 저잣거리에서 노는 게 아니야." "내궁에 갇혀 지내느라 답답해요.오라버니도 줄곧 출궁을 금하시니. . ." "몰래 출궁하려던 걸 나무란 건 멋대로 나다니지말고 수업에 힘쓰란거였어." "제옆에 붙어있는 잔소리장이들이 몇인데요?오라버니도 일곱개문안에서 살아보세요.얼마나 답답한지.." "황후궁은 아홉개문안에 있다.물론 좀 답답하긴하지.평안궁이 다른 궁들보다 좀 낡고 작아도 건천궁과 가장 가까와 네처소로 내준거야. . " 태묘에 제를 올리거나 황실사찰에 불공드리러 가는것도 무슨 절차와 의식이 그리 복잡한지.. 분향하나 하는 것도 후원에 산책하나 나가는 것도 혼자 나서지못하고 까다롭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의식이 넉넉하고 호화로운들 자유가 없는데 무슨 소용이람. . 엄한 감시인들과 교사들한테 하루동일 들볶이는 게 일과인데. . . "상궁들이 일거수일투족을 고자질하잖아요.상궁들도 동행하나요?" "네 시녀둘로 족하다." 그녀는 항상 궁의 법도에 따라 사소한 잘못도 엄하게 처벌하려하는 상궁들을 좋아하지않았다. 그녀의 시녀들은 말괄량이주인때문에 이따금씩 회초리를 맞고 그녀는 고자질로 그에게 몇번인가 크게 꾸지람을 듣게되었으니 당연했지만 때론 누가 상전인지. . . . "오죽하겠느냐? " 그가 놀리듯 말말했다. . "현아가 짐에게 혼나는 날이면 시녀들은 몸이 성할 날이 없을 것이니. . 이 말괄량이때문에 그간 짐이나 상궁들속썩은 거 생각하면. " . 그가 호탕하게 웃었다. 그녀가 혼난 날은 시녀들에게도 벌이 따르니 하는 말이었지만 근래는 아무일 아닌 듯한 사소한 잘못도 엄히 나무라고 극성을 떨었다. 완벽한 조물주라도 되라는 듯. . . "때론 오라버니가 서당훈장같이 여겨져요.매일같이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툭하면 엄한 벌로 저를 위협하듯 훈계하시니." . 그녀가 투덜거렸다. 그가 태연히 대꾸했다. "응 한두번 혼났으면 철이 나야지.." 가끔 아이처럼 벌을 주기도하지만 야단치고나면 항상 달래는데도 엄격한 황궁의 교육이 불만스러운가보다 . 그는 웃으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우리현아.달아래보니 월궁의 항아같구나. . " 그가 그넷줄을 밀며 말했다. "황상.대도에서 두창이 발병했다하옵니다." "그 보고는 어제받았소.상평창에 약재를 충분히 유통시키라했는데.." "몇년전의 유행과는 비교가 되지않는 극성입니다." "황궁내에도 환자가 생겼습니다." 대신들은 머리를 맞대고 웅성거렸다. 자객의 암살미수건도 해결안됐는데 또 역병이라니..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흔들었다 "현아가 행방이 묘연하다니?황실사찰에 제를 올리러 간다고 하지않았나?"그가 놀라 용상에서 일어나 물었다. "오후에 황실사찰에서 수륙제를 올리신다고 출궁하셨는데 황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마께서 저잣거리시장에 들리셨는데..그뒤로 행방이 .." 상궁들은 쩔쩔매며 대답했다. "호위병들은 뭐하고 있었나?"그가 소리치듯 물었다. "잠시 주막에서 쉬는동안 가마가 비어있어서...시위두명이 행방을 쫓고있는데 어디에 계신건지..." "그 말썽꾸러기를 잘 감시하라고했잖아." "황상.마마께서 상평창에 잡혀계시다하옵니다." 환관이 급히 들어와 아뢰었다. "뭐?현아가 거긴 왜?" "시장에서 저잣거리 아낙들과 항의하는 일에 말려든 모양입니다." 이녀석 사단내는 일에 또 앞장섰군.. "그럼 아낙네들과 같이 하옥되어 있단말이냐?당장 석방하라고해서 데려와.지금 빼내오지않으면 시끄러워져. 내궁에서 눈치채기전에...."그가 소리쳤다. 그는 그녀를 홱 낚아채 방안으로 끌어당기고는 방문을 쾅 닫더니 탁자옆에 앉자마자 다짜고짜 매운 손으로 그녀의 가냘픈 등을 철썩 후려쳤다.그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아파요.오라버니!" "이 천방지축 고집장이같으니

아랫배에는 아직도 무엇인가 들어있는 것처럼 불쾌한 느낌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녀는 옷을 벗어 집어 던지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며 자신의 온몸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유방과 유두는 이상이 없었다. 통증도 없었고 이상한 자국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는 손가락을 그곳에 집어 넣어 보았다. 물론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건 단지 꿈이었던 것이다. 그런 것이 있을 턱이 없었다. 하지만 그곳엔 아직도 애액이 흠뻑 이나 남아 있었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도 느끼고 있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기분이 묘 해지며 정신이 몽롱해 지기 시작하였다. 지그시 눈을 감고 잠시 동안 벌레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그리고 얼굴 없는 사나이를 떠올려 보았다. 그는 나의 의식을 소유하고 있는 의식의 지배자 라고 하였다. 그는 매우 굶주리고 메말라 있으며 그것을 나에게서 채워나가고 그는 나의 영혼을 원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의식이 끝나갈 때 나는 당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당신은 나의 일부가 되는 거야 하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생생한 기억. 지금까지는 그저 기분 나쁜 악몽으로만 치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의 꿈을 자주 꾸어 감에 따라서 그리고 그 강도나 정도가 점점 커져감에 따라서 그녀의 생각은 크게 바뀌어져 있었다. 점점 사정이 악화되며 나빠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와의 꿈을 꾸게 될 때면 시간대와 상관없이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이유 없이 찾아왔고

왕자와 결혼한 백설공주가 국왕이 돼서 나라를 통치하게 됐다는 이야기 말이지. 독 사과 이야기 따위는 아예 없잖아.” 민지가 말했다. “솔직히 독 사과 따위는 없어. 사과가 얼마나 몸에 좋은데. 그 이야기 나올 당시에는 사람들이 비타민의 중요성을 몰랐고

사라진 돈뭉치는 강도가 가져갔다고 주장한 사건이야. 그런데 알고 보니 진범은 23살 남성이었고

과학이라는 것도 웃겨요. 진화론은 없던 날개가 연습하고 바라면 수천 년 만에 생긴다는 학설인데

계모가 찾던 여자아이는 세일러 반팔 블라우스에 갈색 반바지를 입은 여자아이였어요. 또 아무리 생각해 봐도 평상시에 알던 엄마의 얼굴이 아닌데

지난번 다시 절 때리지않는다고 하셨잖아요." 그녀가 불평하듯 말했다.궁에 들어 어린애처럼 얻어맞은게 두번째다.어릴적에도 한번 쥐어박은적이 없는데.. "네가 얌전하게 지낼 때 얘기지..황명을 어겼는데 이정도 혼난거면 가벼운 벌이야.형장을 친 것도 아니고.." 그녀가 훌쩍이자 그가 달래듯 말했다. "상궁들이 귀비가 안보인다고 달려왔을 때 짐이 얼마나 놀랐는 줄알아.그 포목점이나 약제상에서 행여 네가 귀비란 걸 낌새라도채면 어쩔 뻔했어?황후전이나 태후전에서 눈치채면 어쩌려고?정말 트집잡혀 쫓겨나고싶어?그 말썽많은 소저가 너란 걸 알았으면 태후든 황후든 벼르고있던 사냥감을 잡은마냥 분풀이를 하려할걸? 이 회초리들이 죄다 부러지도록 매를 치러들거다.선대 비빈들중에 정말 회초리 부러져나갈만큼 얻어맞은 이들도 있다는 거 못들었어? 명문출신들도 그런 대우를 받았는데 하물며 미운털박힌 네 처지에.!." 그녀는 눈물을 떨구었다. "네가 귀비라지만 황궁법도에 위반하는데서 항상 짐이 감싸줄 수는 없다.저잣거리는 뭐하러 돌아다녀.사정을 알고싶으면 수하들도 있는데. . .태후나 황후일가가 원성이 높다지만. . " 그녀가 입을 삐죽이며 대답했다. " 대도주위에 홍수가 나서 흉작인데 저잣거리의 약제나 면포까지 매점매석해서 돈될만한 것들은 모두 장악하려드니 원성이 높을수 밖에요." "그 궁녀가 황후전 사람이란 걸 몰랐어?널 출궁하게 부추겨셔 궁을 나가게만들고 시장이나 저잣거리에 데려가 말썽을 획책하고 시비에 휘말려 황후가 원하는 트집거리잡으려는 거란 생각이 안들더냐?널 꼬드겨셔 환궁도 늦춘것같던데?냉큼 궁으로 돌아왔으면 이렇게까지 시끄러워지지는 않았지.." 순간 그녀는 찬물뒤집어 쓴 것같이 멈칫했다. "궁이란 이런 거야.내가 보낸 측근들외에는 조심하라했지?" 그가 그녀를 끌어당겨 자신의 무릎위에 올려놓고 아직 얼얼한 그녀의 둔부를 어루만졌다. "아야.."그녀가 나직하게 신음소리내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이 철부지는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소용돌이속에 사는지 모르고 있다.말괄량이지만 순진한 육촌누이를 괜히 혼내주었단 후회가 들었다. "약이라도 갖다주랴?" 그녀가 얼굴을 돌리며 그의 손을 밀어냈다. "황제에게 이렇게까지 혼난 비빈은 현아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그만큼 뒤로 물러났다. 계속 다가오자 나는 계속 물러났고 차도와 분리 짓는 연석에 발이 걸려버렸다. 어어 하고 뒤로 넘어지려 하는데

."쯧쯧 어미가 되서 이리 철이 없으니..뱃속의 아이를 생각해야지.""그가 슬며시 그녀의 배를 어루만졌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그녀가 눈살을 찌푸리며 가만히 몸을 움츠렸다. "금방 세상에 나올것아닌가.아이가 어미를보고 따라배울건데..딸이면 걱정이군.엄마가 천하의 말괄량이였는데..""일곱달이나 남았는데요..." "유모가 널 수발하기 쉽지않다더구나.더구나 몸도 점차 무거워질텐데 ..나무타기하지말라고했지?황후가 될 사람이 누가 보면 어쩌려고..위신떨어지지않겠나.현아 이미 짐이 널 이미 중궁황후로 책봉한 걸 잊었느냐?" "후궁이 텅 비어 한산하잖아요.누가 신첩을 험담이라도 하겠어요?"그녀는 웃으며 겸연쩍게 대꾸했으나 그는 어이없 듯 말했다. "태교나 잘하라고 짐의 침궁에 데려다놓았더니 말괄량이기질이 어디 안 가는군.그런건 아랫것들 시키면 되지 임부가 왜 새집올려놓겠다고 나무에 올라가..?" "출궁한 비빈들이 데리고있던 궁녀들뿐 아니라 하인들을 다 데리고 나가서 일손이 부족하다면서요.." 그녀가 쑥스럽게 변명하듯 말했다.그는 한숨을 쉬더니 웃었다. "그래 ..후궁이 아주 조용하다.네 시녀들과 늙은 상궁들만 남았으니 후궁에 비빈이 너밖에 없으니 내명부여인이라도 태후까지 죽고 너뿐인가...제발 몸조심하거라." "유어의가 임부는 적당히 움직여야 순산한다고했어요." 유어의를 불러 경을 쳐야겠구나.임부에게 군마를 타고 승마하라고 권하더니..하물며 짐의 핏줄을 회임했는데.." "유어의잘못이 아니어요." "아침저녁산보는 하지 않느냐.답답하다고 가마타는 것도 싫어하니...왜 수나놓고 난이나 치며 조용히 못 지내는거냐?태교가 그렇게 지겨우면 입궁때처럼 글이나 쓰던지.." "내궁이 절처럼 조용해요." "행여 네출산에 지장이 있을까봐 다른 비빈들도 사가로 돌려보내고 타문으로 출가를 허락한건데 ...다른 회임한 비빈이 없으니 아들이어야 할텐데..그래야 짐의 종사를 이어받을거아니냐.." "황상은 역시 아들을 원하시는군요.."그녀가 씁쓸히 대꾸했다. "너도 그렇지않느냐?태자를 낳아야 네가 황후가 될수있다."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를 황후가 되기위해 이용하고싶진 않아요.딸이면 신첩을 박대하시려고요?" "그럴리가 있느냐?다만 짐도 평범한 사내이니 대를 이을 아들이 있었으면한다.네가 짐에게 아들을 낳아주면 모두가 너를 좋아할거다.조정에서나 내궁에서나 황자가 있으면 다른 비빈을 들이라는 귀찮은 일도 없을 것이고..."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황후가 아니라 제가 사가의 평범한 아낙이었으면 전 딸이면 좋겠네요.."그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왜?" "아들이면 아이가 불쌍하니까요..태자든 황자든 황궁법도에 따라 엄하게 키워야하니.."그녀가 시무룩한 걸 보고 그가 쓰게 웃더니 그녀를 끌어안으며 타이르듯 말했다. 짐도 그렇다. "회임은 다시 할수있잖느냐.모두가 황자를 간절히 기대하니.."문득 그녀가 물었다. "언제쯤 출궁을 허락하시겠어요?두미인의 장례에도 못갔는데.." "출산을 하고나면..홍역의 기세이가 꺽였다지만..아직도 이따금 환자가 생기고 있다." "불쌍한 두미인..홍역으로 그렇게 갈 줄이야..회임해서 간병은 고사하고 병문안한번 못갔어요.복중의 아기가 잘못될까봐.." "짐의 총애는 못받았지만 태후와 황후에게 사랑받았잖느냐?조카손녀라고 온갖 응석다 태후가 다 받아주고..." "황상의 운명이 ..황궁의 비빈들은 불운한가봐요." "황후는 폐출되고 다른 비빈들은 죽거나 출궁당했다고 빗대는 말이냐?" 그가 웃었다. "그러니 너는 황후가 되어야해.그럼 명운이 바뀔거다 그는 잠자코 내실로 들어섰다. 황후는 몇달만에 황상이 처소에 들다니 무슨 일인가하고 예의대로 무릎을굽혀 절을 올렸다. "황상 을 뵙나이다." "앉으시오." 그는 잠시무거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형식상 부부라고했지만 한번도 부부였던 적도 아내였던 일도 없다.마르고 창백해진 얼굴을 보니 자신이 알려줘야 할 일에 마음이 무거웠다.미인도 아니고 애정도 없었지만 ... "국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거요." 황후는 벽을 바라보며 외면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출가해서 부친의 명복을 비는게 줗을것같소." "출가라고요?" "친정이 짐을 해하려한 일이 드러난뒤..궁안에 황후를 존경하는이도 없지않소?" 황후는 순간 허탈하게 웃었다. "왜 신첩이 출가해야합니까?" "목숨을 거두는것보다 폐출되는 것보다 관대하다고 생각지않는가?" "관대하다고요?황상께서?"갑자기 황후가 미친듯 웃어댔다."출가라니요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그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황후를 바라보았다.공허한 그녀의 시선이 의문에 찬 그의 눈길과 허공에서 부딪쳤다. "그대의 죄를 자신이 모르는가?" 그의 노기찬 음성이 내실을 울렸다. "무슨 죄인지요?" "지아비이자 황제인 짐을 기만한 죄

어쩐지 내 마음은 조금 마음이 슬퍼졌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아 어제 너무 마셨나

마마 오늘 공부해야할 상소문입니다.황상께서 내신 숙제입니다.어제 조정에서 논의된 주요 현안들이라더군요." "숙제?이 많은 걸?" 그녀는 깜짝 놀라 물었다. "오전에 조강이 끝나면 오후에 다른 학사가 와서 조정의 현안을 설명할겁니다.그후에 답서의 초안을 쓰시면 됩니다." 그녀는 맥이 빠진 얼굴로 쟁반의 쌓인 상소문들을 바라보았다. 머리꽤나 아프겠군... 한림학사흉내라도 내라면 다행인데 졸지에 6부의 관리노릇을 하라니... "다시써봐.상소문의 답서에 명칭에서 글자가 몇개 틀렸어." 그녀는 못마땅한 얼굴로 그가 펼치는 두루마기를 내려다보았다. "예부는 하는 일도 명확치않은데 명칭도 까다롭다. 그 휘자는 이부에서 쓰는 거야.여기는 이자를 쓰는 거야." 그가 어선지에 직접 다른 자를 써보이며 가르쳐주자 그녀는 잠시 기분이 색달라 그의 손놀림을 바라보기만했다. 이리 부드러운 교사가 방금 자신을 아이처럼 야단친 사람인가 싶었다. "목욕물이 식겠습니다." 한 식경이 지나자 유모가 들어와 알렸다. "벌써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었나?" "침욕준비가 되었다고 문밖에서 알렸는데 듣지못하신 듯 하여...." "현아와 한식경쯤 더 살펴보고 씻겠다." 그는 그녀의 붓을 움직이는 손놀림을 살펴보며 대꾸했다. "옳지..답서는 항상 그런 문구를 넣어야해.이건 국서인만큼..어디 초안을 잡아보거라." 그녀는 잠자코 답서의 초안을 써나갔다. "잘썼군.이정도면 사관노릇은 문제없겠어." "그럼 이만 절좀 풀어주세요.오라버니.오후까지 계속 상소문을 공부해야하나요?하루종일 서재에 갇혀있었어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엄한 한림학사들이라도 붙여놔야 현아가 엉뚱한 짓을 못하지.상궁들보다 그 영감들이 낫던데?" 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불만스런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와 같이 궁밖에서 붙잡혀온 궁녀를 궁밖으로 내쫓으셨다면서요.형장을 때려. . " "왜 ? 마음이 쓰이느냐?"그가 개의치않은듯 물었다. "오라버니답지 않으셔요.잘못은 제가 했는데 궁녀를 가혹하게 처벌하시다니. ." 그는 어이없는 듯 그녀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현아가 대신 형장을 맞겠느냐?황비이니 형벌을 내릴수는 없다.하지만 태후나 황후가 앙심품으면 현아가 회초리를 맞고 사가로 쫓겨날 수도 있다.오늘 아침문안갔을 때 태후전에 이미 알려져 널 부르려던 걸 짐이 처소밖에 나올 수 없도록 명을 내려 근신중이라고 했어.그 늙은이가 매를 안들면 황후라도 매를 치려들거다.열이고 스물이고 회초리가 부러지도록 너를 때려주려들걸.내명부에게 형장을 칠수는없으니...그 궁녀가 전에 황후전에서 일하던 사가의 궁녀였기에 태후까지 그일을 쉽게 알아챈거란 걸 몰라?" 그녀는 아차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귀비인 현아가 짐에게 벌은 받았는데 몰래 출궁하도록 꾄 궁녀가 벌을 받지않으면 말이 되지않지. 형평에 어긋나지않느냐?" 그가 심술궃게 대답했다.그녀는 볼이 부어 입을 삐죽였다. "현아에게 쓸데없는 수작들 하지말란 경고야.아무리 말썽꾸러기지만. . 네 아랫사람들은 더 심한 벌을 받으니 현아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어." "전 이미 오라버니가 벌주셨잖아요.애도 아닌데. . " 그녀가 투덜거렸다. "아이같이 행동하면 아이같이 혼나야지.궁에 들어 벌써 몇번째냐?.어린애들같이 자꾸 말썽부릴거냐?다시 이런 말썽부리면 그땐 경을 칠 줄알아.정말 좀 혼나볼래? 짐에게 얼마나 혼나야 말을 들을래?볼기몇대 쳤다고 그리 울어대면서. . 현아가 법도를 어기고 잘못을 하면 오라버니에게 혼이 나지만 다른 사람은 현아보다 더 심한 벌을 받는단 걸 알아야지. 이번엔 그 궁녀를 처벌했지만 다음엔 네 측근들에게 죄를 물을테다.처음 입궁했을때 하루가 멀다하고 네 시녀들이 상궁들에게 회초리를 얻어맞고 네대신 벌받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다시 또 짐에게 곤혹을 당해야겠어?그애들이 무사하길 바라면 어떻게 해야겠느냐?얌전하게 지내라고했지?" 그의 목소리가 위압적이어서 그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짐에게 혼난 거 보모나 측근상궁들 눈치채지 않게 조심해.궁안에 소문나고 비웃음당할라..." "유모는 벌써 알았는데요.뭐 . .."그녀가 불평하듯 말했다. 약이나 속옷같은 건 유모를 시켜보내니 .. "보모상궁이나 다른 상궁들은 궁안의 사람들이니 사가에서 따라온 네 유모같지않다. 짐도 이런 말썽꾸러기한테 왜 이리 마음이 쓰이는지 모르겠구나." 그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유모가 들어와 차를 올렸다. "강남의 차는 아닌 것같고..무슨 차지?"그가 향을 음미하더니 물었다. "봄에 후원의 꽃을 꿀에 재워 마마가 만드는 겁니다." "오라버니가 강남차를 좋아하시지만 요즘같은 때에 황궁에 쓸 차를 구해오려면 원성듣기쉽상입니다.황궁에서 멀지않은 곳에 이재민들이 생겼는데..

서정후씨가 빙긋 웃고는

가게 안에 들어가 숨어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런 그림이었다. 지아는 우산을 들고 있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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